조기교육이 아이들의 뇌 건강에 미치는 뜻밖의 영향 - 수서 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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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 정신과, 서울성모정신건강의학과의원
얼마 전 TV 탐사 보도 프로그램에서 '7세 고시'에 대해 다루면서 많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7세 고시는 만 5세, 만 6세에 불과한 아이들이 소위 빅 3로 불리는 유명 영어학원에 들어가기 위해서 치르는 레벨 테스트를 가리킵니다. 초등학교에도 입학하지 않은 아이들이 이와 같은 과도한 사교육에 노출된다는 사실이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준 것인데요.
교육부가 공개한 2024 유아 사교육비 시험 조사에 따르면 6세 미만의 아이들 중 절반이 이미 사교육을 받았고, 또는 받고 있으며 영어 사교육을 위하여 월평균 1인당 154만 원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들인 시간과 비용은 아이들의 뇌 발달로 고스란히 이어질까요? 답은 '그렇지 않다'입니다.
수서 정신과, 서울성모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조기교육이 아이들의 뇌 건강에 미치는 뜻밖의 영향들을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함께 보실까요?
고1 수준 7세 고시를 만 5세부터?
연세대 세브란스 소아정신과에 재직하고 있는 천근아 교수는 지문을 읽고 추론을 요구하는 7세 고시의 내용이 고등학교 1학년의 수학능력시험 독해 수준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동시에, 만 5세나 만 6세는 논리적인 추론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전두엽은 만 7세에 발달하기 시작하기에 이 시기는 아직 전두엽이 발달해 있기는커녕 발달이 시작조차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소위 7세 고시를 7세에 보기 위해서는 몇 년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욱 부적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시기 잘못된 조기교육을 시행하게 되면 정서 뇌가 손해를 보면서 이후 성장 과정을 오히려 크게 방해할 수 있습니다.
뇌 가소성이 망가질 수 있어
뇌라는 기관은 시기에 따라 받아야 할 자극이 있습니다. 유아기에는 정서적 자극과 사회적 자극을 받아야 이 시기에 형성되어야 할 뇌 회로, 신경 회로가 적절하게 생성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불필요한 신경 회로는 가지치기를 해주어야 성숙한 뇌로 발달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변화를 '뇌 가소성'이라 합니다.
그런데 신경세포인 뉴런과 뉴런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시냅스가 불필요하게 남아 있을 경우 필요한 뇌 회로의 기능을 방해하고 합선과 같은 이상 증상을 유발하게 됩니다. 시냅스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뇌를 ‘미성숙한 뇌’로 일컫는 이유입니다.
유아기에 즐겁고 창의적인 일들을 겪는 대신 책상 앞에 앉아서 제대로 할 수도 없는 추론을 해야 하는 아이들은 뇌 가소성이 망가지게 됩니다.
학습내용은 날아가고 스트레스만 가중될 수도
전두엽은 논리적 사고를 담당하며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사회적인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의 유아가 자기중심적인 사고, 직관적 사고를 하는 것도 전두엽이 충분히 발달하기 전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어의 복잡한 문법 구조를 이해하기도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 시기는 정서적인 부분이 기억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충분히 많은 것을 겪지 못하면 기억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휘발성으로 날아가 버립니다. 7세 고시를 위하여 인지적인 암기 위주의 학습을 하는 것은 무용한 일일 뿐 아니라 오히려 뇌에 스트레스를 주는 결과를 낳는 것입니다.
여러 정신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조기교육이 발달장애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유사 발달장애와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정서적으로는 커다란 손해를 보기 때문에 우울증이나 조현병, 자해 및 자살사고, 성격장애 같은 정신적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거나 공격적인 면모를 보이는 아이들도 실제로는 우울증인 경우가 있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정신적인 증상을 신체적인 증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주 배가 아프다거나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한다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게 좋습니다. 이때 신체적 이상 소견이 없다고 해서 아이가 꾀병을 부린다고 몰아붙이면 아이의 정신적 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 있어 삼가야 합니다.
시기에 따라 적절한 교육을 받아야
앞서 언급한 것처럼 뇌는 시기별로 받아야 하는 자극이 있습니다. 단순한 조기교육이 만능이 아닌 이유입니다.
만 6세까지는 정서적이고 사회적인 것들을 많이 겪고 받아들여야 하는 시기입니다. 이것이 기초 공사가 되어 만 7세부터 전두엽이 발달하기 시작하면 논리적인 사고를 하고 이타적인 행동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0세에서 18개월까지의 영아기는 애착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가 고플 때 젖이나 우유를 먹을 수 있고 심심할 때 누군가가 놀아주는 것이 충족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때 충족이 잘 이루어지면 기본적인 신뢰가 쌓이면서 정신적으로 건강한 아이로 자라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면 그렇지 못한 아이는 청소년기 이후 조현병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정신역동학적 설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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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부모님이 주변의 영향을 받아 조기교육을 해야 한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뇌에 있어 중요한 것은 그 시기에 맞는 자극을 받는 것이며 학령기 이전 아이들의 뇌가 필요로 하는 것은 정서적인 자극입니다. 부모님이 맞벌이로 많은 시간을 아이와 보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짧은 시간이나마 함께 눈을 맞추고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면 뇌를 탄탄하게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고액의 사교육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함께 뛰어놀고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고 함께 놀이동산에 가는 것이 부모님의 역할입니다. 반드시 7세 고시를 거치지 않더라도 어린 시절에 부모님과 행복한 시간을 많이 보내는 아이가 더 성공적인 삶을 살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수서 정신과, 서울성모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준비한 오늘 내용이 자녀교육의 방향을 정하는 나침반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만약 방향을 잡지 못해 고민되신다면 언제든 편하게 방문하셔서 의료진과 이야기를 나눠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