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단극성 우울장애)과 조울증(양극성 우울장애)를 구분해야 하는 이유
서울성모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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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이 기분이 들뜨는 '조증'과 기분이 가라앉는 '우울증'으로 구성되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일반적인 우울증과 함께 다룰 땐 구분을 위해 전자를 ‘단극성 우울장애’로, 후자를 ‘양극성 우울장애’로 각각 부릅니다.
사실 두 증상을 구분하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현재 우울증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계속 이러한 모습을 보여왔는지, 또는 과거에 조증 삽화를 보이다가 그 시기가 지나고 우울증 삽화에 들어서서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인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두 증상을 구분하려면 보다 섬세하고 꼼꼼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어차피 같은 우울증 아니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완전히 맞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오늘 설명드릴 내용을 끝까지 보신다면 왜 두 증상을 구분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실 겁니다.
두 가지 형태의 양극성 우울장애
조증이 얼마간 나타났다가 심한 우울 증상이 뒤따라 나타나는 것을 제1형 조울증이라고 합니다. 반면 과거에 경조증 증상이 나타난 이후로 우울 증상이 계속 나타나는 경우는 제 2형으로 분류합니다. 이 경우 과거의 경조증 증상은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고 어린 시절의 격렬한 분노 이후로 우울 증세만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제2형의 경우 제1형보다 우울 증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나는 데다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사례도 약 30%나 됩니다. 만약 이를 놓치고 단순한 우울증으로 진단할 경우 더욱 위험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잘못된 진단을 내리게 된다면
양극성 우울장애와 단극성 우울장애는 서로 다른 질환으로서 대응하는 방법도 다릅니다. 우울 증상이 나타난다는 이유로 대응하는 방법도 비슷하다고 여기는 건 금물입니다. 만약 잘못된 진단을 내릴 경우 조울증에 대한 대응이 늦어지면서 앞서 언급한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립정신건강국의 통계를 보면 양극성 우울장애에 대한 정밀한 진단에는 약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린다는 내용이 있는데요. 초진에서는 오진을 내릴 확률이 2/3에 달하기 때문에 일회성 판단에 그치지 않고 시간과 정성을 들여 경과를 지켜보며 진단을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약물도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두 가지 질환 모두 우울 증상이 나타나다 보니 항우울제를 처방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항우울제는 이름 그대로 우울과 불안 증세를 다스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며 중독도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단극성 우울장애에는 잘 듣는 약물이 양극성 우울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양극성 우울장애에 처방되는 리티움이나 항정신제, 간질 치료제 같은 약물과 함께 사용하지 않으면 항우울제가 오히려 우울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별 비율도 다르게 나타나
일반적으로 여성이 우울증을 더 많이 앓는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통계를 살펴보면 단극성 우울장애는 남성보다 여성이 많이 진단받고 있는데요. 양극성 우울장애는 여성과 남성의 비율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더욱이 남성의 경우에는 감정을 숨기고 참고 표현하지 않다가 끝끝내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술을 마시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대로 된 방식으로 조기에 진단하고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입니다.
양극성 우울장애로 추정되는 증상은
우울 삽화를 보이는 상황에서 우울증보다 조울증일 가능성이 더 높은 상황을 시사하는 소견이 몇 가지 있습니다. 발병한 나이가 젊고 급작스럽게 증상이 발생한 경우, 수면 과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우울 삽화에 환청이나 망상과 같은 정신병적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여성이라면 산후 우울증 과거력이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항우울제를 처방하였는데 호전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단극성 우울장애보다는 양극성 우울장애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더욱 정밀히 살펴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청소년이 더욱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청소년에게 나타나는 조증은 품행장애나 정신분열병 같은 전혀 다른 질환으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업 문제와 강박 증상, 여러 가지 신체 증상과 알코올 등의 물질 남용, 과민함으로 인한 반사회적 행동을 하기 때문인데요. 이와 같은 증상은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는 청소년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어 진단이 더욱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단, 이와 같은 증상의 정도가 극심하고,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는다면 양극성 우울장애로 인한 것은 아닌지 보다 진지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울증과 조울증의 구별이 어렵고 그 결과 잘못된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다행히 최근 치료 기술이 발전하고 연구 결과가 누적되면서 진단의 정확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증상이 반복해서 재발할 때까지 방치하지 말고 지속적인 약물 치료와 다양한 의학적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약물에 이상 증상을 보이는 등 내과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거기에 따른 맞춤형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극심한 우울감에 장시간 시달려오셨다면 고민하지 마시고 의료기관에 오셔서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